투자 시장에서 쌀쌀한 날씨의 시작은 ‘한 해 투자를 결산해야 할 때’임을 알리는 신호음과 같다.
쌀쌀한 날씨가 고개를 들 때 쯤이면,
투자 시장에 지금까지 각종 지표와 수익률로 드러난 올 한 해 개미 (개인투자자) 들의 성적표는 매년 그랬듯 어김없이 암울하다.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과 기관이 내던진 주식들을 ‘낙폭과대주’라며 사들인 헛발질로 제대로 수익을 까먹기 마련이며,
외국인·기관이 투자한 종목과 완전히 다른 주식들만을 사들이는 거꾸로 투자로 소외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11월과 12월 두 달은 올 주식 시장에서 개미들이 수익률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개미들에게 투자 성적표를 끌어올릴 수 있는 마지막 히든카드가 필요한 시점이 되는 것이다.
찬바람 부는 연말,
주저앉아 버린 수익률에 답답해하는 개미들의 주머니를 데울 수 있는 유용한 히든카드가 바로
‘윈도 드레싱(Window Dressing)’ 이다.
‘윈도 드레싱’이란 원래 백화점 등에서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높이기 위해 쇼윈도 안에 팔려고 하는 제품을 멋지게 꾸미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주식판에선 ‘운용사와 자문사 같은 기관투자자 (외국계 자금 포함) 들이 운용하는 펀드 등의 결산을 앞두고 투자 성과 (수익률) 를 끌어올리려는 목적으로 특정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거나 팔아치우는 것’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연말 깜짝 이벤트로 벌어지는 윈도 드레싱 투자는 개미들이 직접 윈도 드레싱에 나서는 게 아니다.
정확히 표현하면 ‘기관과 외국인이 벌인 윈도 드레싱 판에 영리하게 살짝 숟가락을 얹어놓는 투자’를 말한다.
개미들의 대표적 연말 투자로는 12월 결산 배당금을 노린 ‘고배당주 투자’가 있다
또 매번 틀리면서도 ‘미워도 다시 한 번’이란 생각에 증권사들이 내놓는 ‘연말 기대주 추천 종목’에 손대는 것 역시 연말이면 개미들이 반복해 온 투자다.
이 같은 전통적 연말 투자 말고 개미들이 유용하게 접근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연말 투자 카드가 바로 큰 놈들이 벌이는 ‘윈도 드레싱’에 살짝 숟가락을 얹는 것이다.
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윈도 드레싱에 손대는 시기는 앞서 말한 대로 펀드 등 운용 상품의 결산을 앞두고서다.
즉 월말, 분기 말, 반기 말, 연말이 윈도 드레싱이 벌어질 수 있는 시점인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운용 매니저들의 연봉 협상과 성과 보너스 등의 결정을 앞두고 있는 연말에 집중적으로 벌어진다.
또 운용사 등 기관 입장에선, 고객들에게 자신들이 운용하는 펀드 수익률이 동일한 유형의 경쟁 펀드의 수익률보다 조금이라도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펀드의 순위와 연수익률이 기관들의 펀드 등 상품 영업에 상당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펀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이거나, 플러스라 할지라도 경쟁 펀드의 수익률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지 않으면 고객들은 언제든 투자금을 환매하거나 투자를 철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니저와 기관의 이러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며 펀드의 연간 결산을 앞둔 연말이 가까워지면 윈도 드레싱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것이다.
이는 외국계 자금 역시 마찬가지다.
기관과 외국계가 벌이는 윈도 드레싱은 간단하다.
윈도 드레싱이란, 운용 중인 펀드가 보유한 종목 중 주가 탄력성이 크고 실적이 우량한 대형주 한 두 종목을 단기간에 집중 매수해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집중 매입한 종목의 시장 가격, 즉 시장 수익률이 급등할 수 있다.
시장 규모가 큰 대형주의 시장 가격 급등은 짧은 시간에 펀드 전체의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데 아주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윈도 드레싱 방법은 펀드가 보유한 종목 중 ‘마이너스 수익률’처럼 성과가 나쁜 일부 종목을 팔아버리는 것이다
즉 펀드의 전체 수익률을 갉아먹는 주식을 포트폴리오에서 아예 없애는 방법으로 펀드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심한 경우 펀드 포트폴리오에서 수익률이 좋은 종목만 남기고, 마이너스 수익률 종목 대부분을 팔아치우는 극단적 윈도 드레싱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수익률이 나쁜 종목을 모두 파는 형태의 윈도 드레싱은 드물다.
대신 수익률이 좋은 특정 종목을 집중 매입해 수익률을 더 끌어올리는 윈도 드레싱이 일반적이다.
윈도 드레싱은 특정 종목의 시세(수익률)를 움직일 만큼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때문에 기관이나 외국인이 아닌 개미가 윈도 드레싱에 나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기관과 외국인이 판을 벌이는 윈도 드레싱에서 개미가 어떻게 수익을 챙길 수 있을까.
윈도 드레싱이 예상되는 종목을 예측해 연말이 가까워지는 시점에 미리 매집해 두면 된다.
그리고 실제 윈도 드레싱으로 의심될 만큼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 미련 없이 매도하기만 하면 된다.
문제는 1000여개 (코스피 기준 )에 이르는 종목 중 어떤 것이 윈도 드레싱의 대상이 될지를 예측하는 게 쉽지는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측이 아예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윈도 드레싱은 연말에 잠깐 벌어지는 깜짝 이벤트이므로 수익률 관리 위한 단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사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11월쯤이 되면 ‘윈도 드레싱 예상(추천) 종목’을 보고서 형태로 발표하는 증권사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증권사들의 윈도 드레싱 예상 종목 추천이 많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윈도 드레싱 그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특정 종목을 대량으로 사고팔아 시세를 올리는 성격의 행위이다.
‘시세 조종’ ‘불공정 거래’ 등 불법 의혹이 불거질 가능성이 큰 것이다.
실제 최근 몇 년 동안 매년 몇 건씩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으로부터 시세 조종 혐의로 조사를 받거나, 제재를 받은 투자자들이 꽤 있다.
때문에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단 이유만으로 아무 종목이나 윈도 드레싱을 하진 않는다.
기관이든 외국계든 결국 보유하고 있는 종목 중 시세 조종 의혹을 덜 받을 수 있는, ‘분명한 이유를 댈 수 있는’ 주식으로 윈도 드레싱에 나선다.
연말이 가까워지는 11월쯤부터 몇몇 기관과 특정 펀드의 수익률 추이, 펀드 내 보유 주식, 보유한 주식의 거래 현황(비중 변화)을 유심히 관찰하면 윈도 드레싱의 가능성이 큰 주식을 추려 볼 수 있다.
기관이 자체적으로 많은 수량을 보유한 주식이나, 보유한 주식 중 비중이 큰 주식 종목이 윈도 드레싱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며, 이런 종목은 많은 물량을 보유한 해당 기관의 영향력이 시장 가격 형성과 수익률 등락에 절대적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벌어지는 윈도 드레싱의 후보가 될 수 있다.
즉 ‘어떤 기관이 어떤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게 가장 먼저인 것이다.
수익률이 저조한 펀드의 보유 종목 중 ‘기업 규모와 시가 총액이 큰 대형주, 연간 결산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측되는 종목, 시장에서 매매 수요가 커 단기 수급과 회전율이 좋은 주식’ 역시 깜짝 윈도 드레싱에 적합한 후보로 꼽힌다.
이들 조건을 갖춘 주식 중 펀드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종목이라면 가능성이 특히 더 높다.
한국 주식 시장에서 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주식들은 코스피200 내에서도 100위권 이내 종목들이 대부분임은 물론이다.
즉 이 조건을 갖춘 대형주 위주의 주식을 연말이 가까워질 때쯤 미리 매수해 뒀다가, 연말 기관과 외국인에 의해 해당 종목의 매수량이 증가할 때 빠르게 매도해 차익을 챙기는 것, 이것이 바로 기관과 외국인이 벌인 윈도 드레싱 판에 개미가 살짝 숟가락을 얹는 투자다.
윈도 드레싱은 연말에 아주 잠깐 벌어지는 깜짝 이벤트다.
수익률 관리를 위한 단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목표 수익률을 높게 잡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무릎에서 사서 어깨가 아닌 허리나 배쯤에서 털고 나오는 것’이 투자 위험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또 예상과 달리 사 놓은 주식의 윈도 드레싱이 없을 가능성도 상당히 크다.
따라서 특정 종목에 몰빵하는 접근은 오히려 수익을 까먹을 위험성만 키운다.
역시 분산이 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미 윈도 드레싱이 시작돼 거래량이 증가하고 주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한 종목은 절대 추격 매수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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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기 글 중 일부 내용에 소정의 수수료를 받는 조건의 링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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