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유머-요즘 어디에도 여관은 없다.
오직 럭셔리한 모텔이 있을 뿐~)
나에게도 어여쁜 여자친구가 생겼다.
남자라곤 만나본 적 없다는 그녀에게 내가 첫 번째 남자친구가 된 것이다.
그래서 손을 잡을 때도 조심스러웠고
항상 그녀의 순수한 모습을 다치게나 하지 않을까 염려했다.
열차시간이 한 시간이나 남아 역 주변을 거닐었다.
아다시피 휑한 역주변에는 여관과 식당들만이 있을 뿐.
겨울이라 밖에 있기도 춥고.
여관 간판을 보며
‘저기서 쉬면 따뜻할 텐데’ 하는 생각을
슬쩍 하다가도 천사 같은 그녀를 보면
그런 생각을 한 나 자신이 죄스러워졌다.
“춥지?
아직 한 시간 정도 남았는데 뭘 할까?
커피숍 갈까?”
“아니. 시간도 애매하고 커피숍 가면 돈 아까워.”
이어서 그녀가 말했다.
“우리 여관에서 쉬고 있을까?”
순간 아찔했다.
‘헉! 아,아니…나야 좋긴한데.
근데 우리 아직 뽀뽀도 안했는데…
어떡하지?
좋긴한데….’
당황한 나는 어쩔 줄 몰라 하며
그녀를 바라보는데 그녀가 다시 말했다.
“왜 그래..?
역 안에서 쉬고 있자니까∼.”
(나뿐놈~ 순진녀를 여친으로 둔 것을 복으로 생각해야지.